소나무에 주렁주렁한 난꽃.

 

일월담으로 가는 길에 천인명차에 들렀다. 그냥 지점이 아니라 본점이었던가, 차 박물관을 겸하는 곳으로 기억한다.

 

전후 대만 차의 아버지라는 분

 

 

십이지 동물 모양으로 만든 자사호들. 

 

 

제다 과정과 제다에 사용하는 기계들. 그냥 미니어처 기계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한다.

 

지금 생각하면 박물관이 꽤 재밌었는데 나는 이 때쯤 더위에 좀 지쳐 있었던 것 같다. 오전에 본 전시회, 점심 식사, 서요량 다원 등 코스 하나하나마다 계속 흥분해 있기도 했었고. 사진을 못 찍어 온 몇몇 부분이 아쉽다.

 

천인명차 매장에 차 제품들 외에도 이런 레토르트 식품도 있었는데, 채식 제품이 있는 게 흥미로워서 찍었다.

 

고사리가 쭉쭉 자라는 대만 기후가 부러운 식물 덕후

 

이후에는 일월담까지 쭉 차로 달렸다. 도착했을 때는 날이 어두워진 후였다.

저녁 식사는 호텔 바로 옆에 있는 곳에서 1인 훠궈를 먹었다.  

 

이게 지금 생각하니 홍차에 연유, 펄을 취향껏 넣어 밀크티를 만들어 먹으라는 거였는데 나는 홍차 + 펄 우유푸딩 정도로 생각해서 차는 맛있게 마시고 토핑도 맛있게 따로 먹었다. ㅋㅋㅋㅋ

 

1인 훠궈.

이게 내가 태어나서 처음 먹어 본 훠궈라서 맛이 어땠다 말하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룸메님과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하게 되어서 정답게 차덕후 토크를 했던 것이 소중한 기억이다.

 

동방미인으로 유명한 서요량 다원에 왔다.

 

벽에는 상패들이 가득하다.

 

하나 살까 고민되던 개완 + 호.

 

동방미인 차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장.

나는 그저 공장 가득한 동방미인 향에 넋이 나갔는데, 옆에서 p대표님과 룸메님은 '역시 청심대유 종으로 만드는 것과 백로 종으로 만드는 것은 향부터 다르네요.' 라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나는 다시 한 번 행복한 고구마가 되었다! 

그래도 지금은 무슨 얘기였는데 조금 알 것 같다. ㅋㅋㅋ 나도 최근에 백로 종으로 만든 동방미인을 마셔 보았기 때문이다.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면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좀 다르긴 다르다.

 

 

각종 상패들이 가득...

 

 

https://www.ggb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338

 

세계차밭기행 Ⅱ2_대만 서요량다원 - 금강신문

대만차(臺灣茶)는 뛰어난 품질과 청결함으로 정평이 나 다인(茶人)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대만의 차(茶) 역사는 약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는 청나라 말기 최대 수출품이었다. 동

www.ggbn.co.kr

 

내가 뭐라고 써 봤자 실례인 것 같고 서요량 다원과 동방미인 차에 대해 g대표님이 쓰신 글로 마무리하겠다.

 

하카 차 문화관, 하카 족의 언어와 문화를 담아 만든 드라마 [차금] 특별전시 관람, 그리고 점심 식사는 하카 족 전통 요리를 먹으러 왔다. 메뉴 간판에서 중간중간 '객가(하카)' 글자가 보인다. 

 

이 식당은 역사가 길고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반찬들은 낯선 듯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 음식, 지난 이틀간 먹은 대만 음식, 그리고 한국 음식과 비슷한 부분도 있었다. 오독오독 씹히던 여주 무침이 기억에 남는다. 오향 맛이 났었다.

 

완탕과 짜장면(?) 농담으로 짜장면이라고 보니 원래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주문할 때는 굵은 면/가는 면, 국물 있음/국물 없음 중에서 선택하라고 해서 골랐었다. 맛은 짜장면과 정말 비슷했다.

둘 다 정말 맛있어서 대만 여행 중 먹었던 것들 중 지금도 기억에 남고 다시 먹고 싶은 음식들이다.

 

이 메뉴도 농담으로 돈까스다, 탕수육이다 하면서 먹었었다.

나중에 한국에 와서 백종원의 대만 여행 프로그램 영상을 보다가 이것과 비슷한 요리가 나오는 걸 봤다. '홍소육' 이라고 했다. 중국 요리 홍소육과는 또 다르다나? 돼지고기를 한 번 삶았던가 쪘던가 해서 익힌 다음 튀겨내는 음식이었다.

 

선초 음료와 공심채 요리.

대만식 버블티 토핑 중 선초 젤리라는 것도 있고 이 음료를 마시면서 설명을 듣다 보니 선초란 '신선초' 였다. 한국에서 약20~30년 전 건강식품으로 크게 유행했던 신선초... 이 지역이 선초 산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여기는 원래 여행코스에 있던 곳은 아니고 밥 먹고 동네 구경하다가 발견한 곳인데, 소위 차금 시대부터 쭉 이어져 오고 있는 대만 차 회사였다. 드라마 [차금] 특별전시를 막 보고 나온 차에 이 곳을 방문하게 된 것이 지금도 신기하다.

 

노차를 시음했다. 나는 노차 맛을 잘 몰라서 노차구나... 했는데 대표님들은 한 모금 맛보고 무척 기뻐했다.

 

 

옛날 느낌 그대로인 포장 옆에 병음료, 젤라또 등 산뜻한 느낌의 신제품도 함께 진열되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934년부터 있었던 회사라고 하니 역사가 90년. 드라마 [차금] 속 주인공의 차 회사가 살아남았더라면 이런 모습이었을까? 

 

지금 찾아보니 이 회사는 웹사이트도 있다. https://www.forteaco.com.tw/

 

台灣紅茶公司

台灣紅茶股份有限公司,原名「台灣紅茶株式會社」,創立於民國二十六年,從精製紅茶出口至全球八十多個港口,到現在以高品質蒸菁綠茶及綠茶粉產品享譽業界,並持續外銷至日本。

www.forteaco.com.tw

 

옛날 차 수출용 박스를 재현한 포장이 재미있다.

 

대만 하카 차 문화관 (타이완 하카 티 컬처 뮤지엄)

하카 족 = 객가 족인데 이들은 한자로 손님 객 자가 들어가는 '객가' 보다는 자신들의 언어인 '하카' 라고 스스로를 칭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글을 최근에 어디서 봐서 '하카' 로 표기하기로 한다.

 

다들 티켓이 예쁘다고들 했다. 소록엽선 그림이 특히 귀엽다. 하카 차 문화의 중심에는 역시 동방미인이?

 

입구에 굉장히 크고 멋진 공간이 있다.

거대한 달걀 같은 느낌이었다.

 

사실 이번 차 여행의 테마는 대만 드라마 [차금] 이었다.

[차금] 의 촬영지들을 돌아보기도 하고,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신북(신베이) 지역에서 이 특별 전시회를 관람하고 하카 족들의 전통 음식까지 맛보는 코스.

 

드라마 오프닝에서 찻잎의 잎맥이 금빛으로 변하는 장면으로 제목을 표현하는 것이 인상 깊었었다.

늘 오프닝은 경제 드라마인데 엔딩은 로맨스인 것도 재밌었다.  ㅋㅋ

 

 

인물들이 입고 나왔던 의상과 등신대를 나란히 전시해서 마치 드라마에서 바로 빠져나온 듯 생생한 느낌이 들었다.

 

역시 드라마에 실제로 나왔던 수출용 차 상자와, 전서구 '넘버 원' 의 모형.

'넘버 원' 에피소드는 코믹하기도 했지만 원래 사장인 아버지의 시대가 강물처럼 흘러가고 '신 사장' 딸의 시대가 왔음을 표현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역시 드라마에 나오는 그 붓글씨 작품.

드라마 [차금] 의 팬이라면 '이것도 있네! 저것도 있어!' 하고 여기저기에서 보물을 발견하듯 기뻐할 수 있는 전시 구성이었다.

 

 

장 사장의 딸이 설계도 위에 낙서한 그림에서 착안해 일광 비료회사의 로고를 만드는 장면이 짧게 나오는데 이렇게 사소한 부분의 소품까지 가져다 놓았다. 드라마 덕후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전시를 기획한 듯하다.

 

 

주인공 장이신 캐릭터의 의상은 넓은 공간을 할애하여 전시하고 신발, 가방까지 다 가져다 놓았다.

 

케이케이(류쿤카이)의 옷과 책상.

셔츠의 원단이 실제로 대만 기후에서 입음직한, 통풍과 땀 흡수가 잘 되는 면+린넨 소재로 보여서 이런 디테일까지 살려서 제작했구나 싶었다.

 

 

차 포장 방법의 변천사.

호포 차(팽풍 차) 라고 적힌 상자가 특히 눈에 띈다. 동방미인을 처음에는 팽풍차라고 불렀다고 한다.

 

드라마 세트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한 꼼꼼한 구성에 감동을 받았다.

전시회를 염두에 두고 의상이며 가구, 소품들을 따로 보존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마지막에는 6대 차류를 소개하고 도슨트가 차 지식을 알려 주는 코너까지 있었다.

 

상설 전시가 아니라 특별 전시라는 게 아쉬웠다.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을 할 수가 없으니...

타이페이 메트로 호텔에서 조식.

 

냉 홍차가 큰 음료 통에 가득 들어 있다.

역시 차의 나라.

 

티백차도 녹차, 우롱차, 홍차가 골고루 다양하게 5가지나 있다.

 

이 때가 대만 단오절 몇 주 전이라서 단오절 음식 홍보 광고를 볼 수 있었다. 대표적인 음식은 대나무 잎에 밥을 싼 '종쯔' 라고 한다.

 

 

따시 차 공장. 드라마 [차금] 의 촬영 장소 중 하나다.

 

1층은 차 역사 박물관 느낌.

 

동그란 틴 캔 차통은 근자의 물건인 줄 알았는데 꽤 옛날부터 있던 것이라서 놀랐다.

 

네모난 벽돌 모양으로 만든 보이차.

 

차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기계들도 가까이서 자세히 볼 수 있다.

 

 

2층은 텅 비어 있어서 모르는 사람은 실망할 수 있지만, 드라마 [차금] 을 본 사람이라면 '아 여기!' 하고 반가워할 공간이었다.

드라마 촬영지라는 곳에 가 보면 조명과 화면 보정 때문에 느낌이 너무 달라서 실망하기도 하는데 [차금] 은 조명과 화면 색감 연출이 자연스럽고 은은해서인지 드라마 속으로 바로 들어온 느낌이었다.

 

입장료를 낸 대신 돌려받는 상품 구매 바우처로 냉침차를 사 마셨다. 꽤나 진하고 맛있었다.

이란에서 타이페이로 와서 둘째 날 숙소 체크인.

디화제 구경을 갔다.

 

드라마 [차금] 에 나왔던 영락극장. (지금은 원단 도매를 주로 하는 시장이다)

 

영락극장 계단에서 바라본 디화제.

 

월하노인을 모셨다는 사당. 향로에 향이 얼마나 많이 꽂혔는지 근처에 서 있어도 연기 냄새를 느낄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진지하게 기도를 올렸다.

 

가게 구경을 하다가 본 유리병 재활용 소품과 접시.

 

거대 해삼 송충이 ㅋㅋㅋㅋ

디화제에서는 이렇게 태평한 고양이들을 많이 봤다. 사람들에게 예쁨받고 사는 티가 나고, 주변이 시끄러운데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잘들 잔다.

 

산해지간이라는 차 가게를 우연히 발견하여 들어갔다.

 

시음도 했다.

가게 분위기가 아주 세련되었고 사장님 역시 잘 어울리는 안경과 옥 팔찌를 착용한 멋쟁이셨는데, 다구는 이렇게 소박한 백자를 쓰셨다. 

 

꽃꽂이도 아주 멋졌는데 이 식물 이름을 아직도 모르겠다.

 

보이차와 백차를 주로 다루고 있었다.

 

 

저녁을 먹으러 닝샤 야시장에 왔는데 하늘에 반달이 보였다.

외국 여행 중에 달을 보면 기분이 묘하다. 달은 여기서도 똑같구나 하는 생각에.

 

일행 몇몇은 굴전 가게 앞에 줄을 서고, 나머지는 과일 주스를 사러 왔다.

내가 이거요! 하고 냅다 가리킨 메뉴는 알고 보니 뒤에 내(奶) 자가 붙어 있는 과일+우유 음료였다. ㅋㅋㅋ 언젠가 먹어 보고 싶긴 하지만 그게 이 때는 아니어서 p대표님이 안내해 주신 대로 뒤에 즙(汁)이 붙는 망고 주스를 시켰다. 맛은 그야말로 100% 망고 맛이었다.

 

그러고 보면 대만은 버블티에 들어가는 우유며 펑리수에 넣는 버터만 해도 유제품 소비량이 상당할 것 같은데 대만 소들이 열일하고 있는 걸까? 수입을 많이 할까?

 

 

대만 과일 중에서는 구아바가 가장 흔하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바로 먹을 수 있게 썰어 놓은 구아바를 많이 보았다. 

 

아주 유명한 굴전집.

한국에 돌아와서 넷플릭스 대만 음식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이 굴전집과 사장님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이 사장님이 닝샤 야시장의 상인회 회장으로도 많은 일을 했다고 한다.

 

굴전을 먹기 전에 나온 굴과 조개탕도 맛있었지만

 

굴전이 최고.

이건 줄 서서 먹을 만 하다. 일부러 가서 먹을 만 하다.

위에 뿌리는 소스는 토마토를 넣은 것 같은데 새콤짭짤하면서도 감칠맛 가득이라 아직도 생각이 난다.

 

 

닝샤 야시장 근처에 있는 고조미 또우화집.

잘 몰랐는데 여기도 아주 유명한 집이었다. 고독한 미식가도 다녀간 집!

 

 

메뉴에 한국어도 있어서 좋았다. 나중에 대만 여행 혼자 가서도 쉽게 주문해서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다양한 종류의 냉침차와 음료들도 판다.

 

첫날 점심세계에서 먹은 또우화도 맛있었지만 여기가 확실히 재료 하나하나가 더 맛있었다.

빙수에 추가한 타로볼과 고구마떡(?) 등도 괜찮았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용산사 구경도 했다.

꽤 젊은 사람들과 어린 학생들도 진지하게 기도하고 있어서 조금 놀랐다. 수험표의 복사본을 넣고 기도하는 상자까지 있었다. 한편 이렇게 도시 한복판에서 캐주얼하게(?) 하는 신앙 생활로 마음에 의지할 곳을 두는 것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의점에 푸딩, 특히 행인두부 푸딩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닝샤 야시장에서 이미 배 터지게 먹은 상태라 눈으로만 구경했지만 내가 언젠가는 푸딩만 털러 간다 진짜...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한국으로 치면 '그 때 그 시절 추억 식당' 이었다.

 

지금 사진을 보니 식당 옆 건물에 귀여운 캐릭터가... (식당과는 관계없음)

 

옛날 극장 매표소의 모습과 의상들. 의상을 입고 기념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옛날 장난감이며 불량식품도 팔고 있다.

 

 

그릇째로 포장하고 가격표를 붙인 반찬 중에서 원하는 것만 선택해서 주문하는 방식이다. 지금 생각하니 아마 이건 샘플이었겠지?

 

 

수세미를 먹는다. 심지어 탕으로!

 

이 소스를 밥에 얹으면 그것이 루러우판이다.

 

전체적으로 음식에 채소 비중이 높아서 좋았다. 여행 내내 채소 요리 접시가 가장 먼저 동나곤 했던 것 같다. 채소에 쓰는 양념과 소스가 과하지 않으면서도 독특하고 맛있었다.

 

점심을 먹고 카발란 위스키 공장으로 이동. 외부 사진을 못 찍었는데, 규모가 정말 컸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위스키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카발란 위스키 소유주 = 미스터 브라운(커피 브랜드) 소유주라서 그런지 안에 미스터 브라운 카페가 있었다. 커피뿐 아니라 간단한 식사도 가능한 레스토랑이다. 시즌 메뉴 주제가 '허니 우롱' 이라서 역시 대만이다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허니 우롱이라는 게 밀향 우롱인가?

 

식덕후는 또 커다랗고 싱싱한 아비스 고사리가 눈에 들어오고, 내가 키우다 초록별로 보낸 아비스 고사리 포기 수를 한 손으로 세어 보고, 아비스 고사리를 이렇게 키울 수 있는 대만인들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위스키 시음을 했다. 나는 위스키는 잘 모르지만 달콤한 바닐라향과 꽃과 과일의 달콤한 향, 부드러움을 느꼈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으면 좋을 맛이었다. 

 

그리고 멀리 갈 것도 없이 1층 젤라또 매장에서 카발란 위스키를 넣은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다.

 

맥주 젤라또도 있는데, 위스키 젤라또와 맥주 젤라또는 다른 종류보다 30원 비싸다. 그래 봤자 대만 돈 100원이라는 가격은 한국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고 무엇보다 위스키 젤라또는 정말 맛있었다. 단 알코올이 들어 있는지 주량이 아주 적은 나는 약간 취하는 느낌이 들었다. (2024년 2월에 다시 갔을 때는 알코올이 들어 있다는 주의 안내사항이 적혀 있었다)

 

 

 

전날 저녁에는 비가 제법 왔는데 찻잎 따기 체험을 하러 다원으로 가는 길에는 날씨가 맑아 다행이었다.

'전원일기' 의 배경처럼 논밭이 있는 시골 길을 달려 형산다원에 왔다.

 

 

방문객들을 유쾌하게 해 주는 공중부양 찻주전자.  

 

형산다원 사장님들 중 최소 한 분은 식물덕후가 틀림없다. 식덕은 식덕을 알아보는 법이고 재채기와 식물 사랑은 숨길 수 없으므로...

 

잠시 차덕이 아닌 식덕 모드 전환.

 

접란(나비란), 테이블야자, 아비스 고사리.

아래쪽 화분에는 직접 씨앗을 심어 싹틔우신 듯한 꼬마들.

 

사랑스러운 워터코인

 

소박하고 따스한 사랑이 느껴지는 틈새 식덕 zone.

 

 

다원에 왔으니 차밭을 보자.

 

여기도 차밭 (심어진 차나무 품종이 다름)

 

저기도 차밭

 

차나무 잎!

 

잎이 보라색인 품종.

 

 

소록엽선

 

찻잎 따기 체험을 했는데, 일단 이 때 기온이 33~35도였고 구름이 거의 없는 햇님 쨍쨍 날씨였다.

그리고 찻잎 따기라는 일은... 차를 만들기에 적당한 찻잎을 눈으로 보고 (일아이엽) 허리를 숙이고 손 끝에 힘을 주어 찻잎을 딴 다음 바구니에 넣은 다음 한두 걸음 옮겨 이성적 판단과 신체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내 차친구들은 모두 내가 "대만에가서찻잎따기체험을했는데정말힘들었고그후로마른찻잎한장을떨어뜨려도반드시주워서우려마신다." 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한 번 이상 들었을 것이다.

나는 이 때 내 허리 건강 상태가 썩 신통치 않음을 처음 느꼈다. 그리고 몇 달 뒤 급성 요통으로 한의원 치료 및 도수 치료를 받게 되며, 지금은 장기적 건강 관리를 위해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찻잎 한 장도 소중히 하는 심성 수련과 허리 건강 상태 체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찻잎 따기 체험을 내 차친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 ^ ^

 

 

이름을 까먹었는데 미인의 손가락을 닮았다는 열매다.

 

 

찻잎 따기뿐만 아니라 덖고 말리는 제다 과정까지가 체험 코스였다.

33도~35도의 날씨. 그리고 뜨거운 솥. 나는 평소 뜨거운 스뎅 밥그릇 뚜껑도 못 열고 개완도 못 잡는 말랑손

세상에 나는 차에 대해서 이렇게 아는 것도 없고 찻잎 한 줌 만들 능력도 없으면서 벌컥벌컥 마시고 뭔가 아는 척까지 하고 다녔다니

뜨거운 반성

 

 

드라마 [차금] 에서 보았던 품차까지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

품차는 차의 장점을 감상하기보다는 단점을 비교해서 좋은 차를 가려내는 과정이라고 한다. 같은 다구(품평배), 같은 온도, 같은 시간으로 우려 비교하기 때문에 '이 차는 이 온도에서 우리면 가장 맛있고... ' 하는 식으로 개별 차의 사정을 헤아려 주지(?) 않는다. 

초보자인 나는 앞의 4가지 차를 맛본 후 코와 혀가 거의 마비되는 바람에 209 홍차는 무슨 맛인지 잘 느낄 수 없었다. 나 빼고 나머지 분들은 다들 '이거야 이거!' 하고 감탄하고 있는데 나만 호로록짭짭 스으읍 ???? 

사실 이 차여행 멤버들 사이에서 나는 상대적으로 차를 가장 모르는, 인삼밭의 행복한 고구마 포지션이었는데 (정말 행복했다. 모두가 나에게 이것저것 다정하게 알려 주었다.) 행구마 모먼트 중에서도 이 209 홍차 발견 당시 에피소드가 가장 웃겼다고 본다.

지금은 포담에서 절찬 판매중이며 내 차친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는 209 홍차... 물론 나도 좋아한다.

 

 

다식으로 주신 매콤한 두부과자, 차 사탕, 차 쿠키.

 

그리고 차 아이스크림!!!!!!!

 

체험 프로그램에서 직접 따고 덖은 차는 건조 기계에서 건조한 다음 이렇게 봉지에 넣어서 가져갈 수 있다. 좀 묵혀야 맛있을 거라고 해서 뜯지 않고 두었는데 1년이 다 되어 가니 슬슬 뜯어 볼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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